나는 공대생이다 사는 이야기

어느날 J가 물었다. 정의가 영어로 뭐야?
재깍 definition이라고 대답했더니 그는 너는 역시나  공대생이라며. 공대생이면 definition, 인문대생이면 justice라고 대답한대-라면서 놀렸다.
나는 보란듯이 아냐. 사실 justice라고 대답하려고 했는데 그 단어가 생각안났을 뿐이거등이라고 말했다.
그랬더니 그게 바로 공대생이라고. justice란 단어를 말할 래야 머리 속에 떠오르지 않는 게 공대생의 현실.

GMF 때 줄무늬 셔츠, 청바지에 중절모를 매치한 폴,
지난 연말 공연에선 베이지 면바지에 파랑 니트, 빨강 파랑 알록달록 목도리로 포인트를 준 폴.
폴 옷 너-무 잘 입지 않아요? 모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러신다. 박양 공대생이죠?!
공대에서 그 정도면 베스트드레서지. 암. 그렇고말고.

어제 박양은 영락없는 공대생이구나-라는 이야기를 들었다
구구절절 설명해주는 것보단 수식으로 보여주는 게 더 좋고, 보고서를 길게 늘리는 건 쥐약이며-한두마디 요점만 쓰면 세상 더 쓸 게 없더라- 수학문제를 풀 듯 논리적 귀결을 사랑하는 나는, 공대생이 맞는 거 같긴 한데. 게다가 역사, 사회, 지리 쪽으로 일자무식인 면면을 보태면 완벽한 공대생.

나는 공대생들끼리 나누는 우리의 공대생스러움이 좋았고, 각종 미적분 유머도 진심으로 웃겼었는데. 그러나 비공대생의 넌 좀 공대생같다라는 말을 듣는 순간, 진정한 의미는 모르겠으나 뭔가 부정적인 포스가 엄습, 공대생 월드에 가서 공대생 유머를 나누고 싶었던 어제. 우리 그냥 공대생하게 해주세요~ 낙엽이라도 뿌려볼까.

덧글

  • twentyfive 2009/02/18 14:08 # 답글

    첫째 줄 질문에 justice를 떠올렸다가 두번째단에서 definition이라고 대답하셨다는 말에 아 데퍼니션의 그 정의말이군 하고 스스로를 책망(?)하던 어느 인문대생 1인요.-.-
  • 박양 2009/02/18 14:11 #

    와, 진짜 정의에 justice를 떠올리는 분이 있긴 있는 거군요. <-이러고 있는 공대생 1人 ㅠㅠ
  • twentyfive 2009/02/18 14:14 # 답글

    저는 제깍 justice를 떠올렸습니다. definition은 떠오르지 않더군요.-.-;
    제 주위에도 한번 물어보고 싶어집니다.
  • 박양 2009/02/18 18:19 #

    네, 공대생은 정확히 그 반대인가봅니다 justice가 떠오르지 않는..
  • 매듭 2009/02/18 14:15 # 답글

    아니 공대생이 어디가 어때서.
    근데 진짜 정의에 justice 를 떠올리는 분이 있긴 있는거군요 <- 이러고 있는 공대생 1人 2 (...)
  • 박양 2009/02/18 18:20 #

    그쵸그쵸 공대생이 어디가 어때서 말이에요. 흥.
  • 이비 2009/02/18 14:24 # 삭제 답글

    아, 이거 은근히 심리 테스트인데요!
    저는 포스트 첫줄 읽자마자 바로 justice라고 생각했는데...
    이과생인 저는 그럼 뭐가 되는 걸까요? -.-
  • 박양 2009/02/18 18:21 #

    이비님도 이과생이셨군요. 아마도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하셔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지는데요.^^
  • ☆션☆ 2009/02/18 15:35 # 답글

    큭큭.
    전 그래서 상경계열 친구들을 싫어해요.
    우리 그냥 공대생해요. 큭큭큭.
  • 박양 2009/02/18 18:24 #

    저도 공대생이 좋아요. 공대생에게서 느껴지는 친근함과 동질감..
    공대생 유머도. 큭큭큭.
  • zzacnoon 2009/02/18 16:23 # 삭제 답글

    공대 출신이셨군요? ㅎㅎ 그런데 공대생답지 않게 왜 이리 길게 쓰시나요? (농담인 거 아시죠.) 신입사원 편에 이어 대박입니다.
  • 박양 2009/02/18 18:25 #

    비공대생으로부터 소외되는 공대생의 외로움을 쓰려고 했는데 (공대생이라) 저자의 의도가 잘 표현되지 않은 것 같아요. 수식으로 써볼걸 그랬나요?ㅋㅋㅋ
  • 코넬리우스 2009/02/18 16:29 # 답글

    전 미대 출신인데도 justice가 떠오른걸 보면 그냥 공대생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척도인가보군요;;
  • 박양 2009/02/18 18:27 #

    미대와 definition은 너무너무 멀어보여요. 마치 공대생과 justice의 간격 만큼이나요.
    학교다닐 때 제게 definion은 모든 책 매 장에 나오는 그런 단어였거든요..그러고보면 몹시 공대생스러운 단어같긴 해요.
  • 시린콧날 2009/02/18 18:03 # 삭제 답글

    대학시절에는 분명 justice였을것 같은데, 일하다 잠깐 포스팅 읽으면서는 3초도 안돼서 definition. 전공과 무관하게 현실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. :)
  • 박양 2009/02/18 18:29 #

    맞아요. 제가 definion이라 답한 것도 학교 다닐 때였어요.
    얼마 전 공대생과 저 이야기를 나누다 내린 결론은 이거였답니다.
    "지금 물어보면 아무 단어도 생각 안 날 것 같아."
  • 아리스타 2009/02/18 22:57 # 답글

    박양님..저기 모님이 저인 거 맞죠? ㅎㅎㅎ 제가 저번에 폴 옷 이야기 한 거 때문에 ㅋㅋㅋ

    그거 퍄노님도 공대생이라서 그렇게 이야기 한 거구 저야 의류학과 출신이니 그럴수 밖에요.

    근데 이번엔 폴이 김동률 같았어요.건달님이 폴이 김동률인줄 알았다고 ㅋㅋ. 진짜루 이뻤어요.

    제가 셔츠 핏 이쁘다고 후기 남겼쟎아요

    몰래 사진 업어온 거 못 보셨어요?

    저는 단순해서 그냥 justice예요. ㅎㅎㅎ
  • 박양 2009/02/19 09:13 #

    아리스타님 맞아요!!! 저 아리스타님 말씀 듣고 너무 웃겼잖아요..
    결국 공대생한테나 먹히는 패션이었구나 싶은 것이.

    그리고 사진 봤죠~~ 너무 예뻐서 PC에 저장도 해놨어요.
    아 진짜 그 간지 어쩔...
  • 아리스타 2009/02/19 10:17 #

    저요. GMF때도 폴 오른팔 붙잡고 사진 찍었지만

    이번 공연에서도 폴 오른팔 붙잡고 사진 찍었어요. 도원님이 안 보내줘서 아직 확인을 못했지만요,

    응삼이 사장님께서 잘 나왔어요. 이러면서 찍어줬어요.

    근데 공연 끝나고 코트 입고 나오니까 다시 공대생 분위기였다는 ㅋㅋㅋ
  • 아리스타 2009/02/19 10:18 #

    아..글구 박양님은 외모는 절대 공대생 간지 아니예요.

    정신세계만 ㅋㅋ 그리고 겉으로만 터프하지 은근 꼼꼼한 면도 있고

    집요한 (?) 면도 있고 천상 여자예요.
  • 박양 2009/02/19 17:17 #

    하핫. 감사합니다. 외모도 공대생이면 좀 우울할 것 같긴 해요.;
    아리스타님 이제 폴의 공식 오른팔이 되신 건가요. 기회되면 저도 사진 꼭 보고 싶어요.

    코트 입고 나서 다시 공대생된 폴 너무 웃겨요. 그러고보면 률도 공대생인데..왜 공대생 냄새가 안나는지..흠흠.
  • Daydreamin 2009/02/18 23:07 # 답글

    아 뭐라고 해야되죠? 인문대생인데 definition이 떠올랐습니다...;
    위에 시린콧날님 말씀처럼 현실과 연관이 많은 것 같습니다 :)
    재미있네요~
  • 박양 2009/02/19 09:14 #

    definition을 떠오르게 하는 현실에서 살고 있으시다니 또 한편 동질감이 느껴지네요 :)
    justice와는 점점 멀어져만 가는 현실..;;
  • 2009/02/19 08:58 # 삭제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박양 2009/02/19 09:15 #

    진짜 (우리에겐) 세상 쓸데없다는. justice따위-ㅋㅋ
  • changable 2009/02/19 17:59 # 답글

    흠..나에게 물어봤음..까칠하게 '어느 정의?'라고 했을겨..업무 관계루다가 만날 새론 아이디어 다루다 보니 '용어' 이런 거 정확하게 정의 안하고 쓰는 사람이 젤 시로!
    이런 나는 어떤 분류에 들어가는거냐?

    ps. 오늘 예전에 팀에 같이 계시던 분과 밥 먹었는데, 그분이랑도 비슷한 이야길 한듯. 근데 그 분 와이프분이 예술 계통에 계셔서 공대생/비공대생과 완전 다른 분류의 세계가 있더라는 이야기로 흘러갔쥐..그들앞에 우리 구분은 무의미하지 않을까?
  • 박양 2009/02/20 09:29 #

    효는 전형적인 공대생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, 용어 정확하게 따지고 하는 건 좀 공대생스러운 면모인 것 같은데? 조목조목 논리를 이야기하다보면 따진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좀 있더라. 두리뭉실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.

    예술가 앞에서 공대생/인문대생은 모두 EQ 빵점일지도 모르겠네. 지인 중 예술하는 사람이 없어서 비교불가..이 얕디얕은 인맥..
  • 새벽두시 2009/02/20 16:57 # 삭제 답글

    전 공대생임에도 저스티스가 생각났습니다.
   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중 데이비드 저스티스라는 선수가 있었는데..
   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선수생활을 해서 이름이 아깝다고 욕을 점 먹었죠..
    기사에는 이름 값도 못한다고 났던 -_-;

    헌데 사실은 정의가 영어로 뭔지 생각하는것보다..
    정의의 의미가 생각이 안나서 국어사전 뒤졌는데..
    전 막장인가요? -_-;
  • 박양 2009/02/20 17:25 #

    아, 새벽두시님 인생의 절반이 공놀이란 걸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인지도요.

    그리고 정의의 의미를 찾으시려 국어사전을 뒤지신 건..하하하. 혹시 영어를 국어보다 잘하시는 건가요? ㅋㅋ
  • 별비 2009/02/21 01:16 # 답글

    헉 저도 justice를 생각하다가 문득 근데 무슨 정의일까? 했던 ㅋㅋㅋㅋ 짬뽕같은 기억이 있네요. 친구들중엔 은근 공대생도 인문대생과 반반의 비율이었는데 흠. 전 예대를 다녔지만 나름데로 인문쪽에 가까웠지 싶어요.
  • 박양 2009/02/22 21:22 #

    별비님도 미술하셨더랬죠? 감수성 풍부하고 센스있으실 것 같은...전 그림을 너무 못 그려서 엄마가 숙제 제대로 하라고 미술학원에도 보내주고 그랬답니다. 그래서 손재주 있으신 분들 너무 부러워요.
  • 레비 2009/02/21 17:58 # 답글

    ㅎㅎ 저도 바로 definition이네요 :) ㅎㅎㅎ

    대학 새내기 시절 첫 소개팅에서 "취미가 뭐예요?" 라는 질문에 정색하고 "미적분이요." 이라고 대답한 이후로 인생에 두번다시 소개팅이라는건 없는 현직 공대생입니다 :D ㅎㅎ
  • 박양 2009/02/22 21:23 #

    하하하하하. 취미가 미적분...
    근데 정말 취미가 미적분이세요?
    레비님, 진정한 공대생으로 인정들어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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